청개구리같은 밀양의 명소, 얼음골과 시례 호박소,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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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같은 밀양의 명소, 얼음골과 시례 호박소


찬물을 받아도 금방 미지근해지는 8월의 여름은 가끔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뜨거운 햇살과 목덜미에 척척 감기는 습기를 겪다 보면 전기세 고지서가 걱정되면서도 끝내 에어컨을 틀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있다면 선선하면서도 습하지 않은 자연풍. 더욱이 얼음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라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청개구리마냥 겨울에는 따듯한 바람이 나오고 여름에는 얼음 바람이 나오는 얼음골이 딱이다.

                    
                

너덜 사이로 나오는 시원한 공기

밀양 얼음골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풍혈의 하나로 바깥 날씨와는 매우 다른 기온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얼음골이라는 말이 정식 명칭이기 이전에는 시례빙곡이라고도 불리며 인구에 회자되곤 했다니 그 옛날에도 신기한 장소는 어떻게든 입을 타곤 했나 보다. 역사적으로는 사실이 아니지만,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하며 의술을 연마했다는 전설까지 내려온다. 그만큼 사람들이 이곳을 신비롭게 생각했음을 볼 수 있는 지표다.
 

  • 증발열과 단열차단으로 생기는 자연의 신비, 얼음골

그렇다면 왜 얼음골은 여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는 따듯한 김이 나오는 걸까. 해가 잘 드는 동쪽, 서쪽, 남쪽은 절벽으로 가려져 있고 북쪽만 트여 있어 냉기를 오래 보관하기 좋고 태양빛도 거의 들지 않는 지역이다 보니 그 자체로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은 편이다. 또한 따듯한 공기는 위쪽으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쪽으로 들어가는 대류의 현상도 이를 부추기는데 한몫한다. 차가운 공기는 커다란 돌들이 쌓여있는 너덜의 아래로 들어가며 습기를 얼리게 되고 너덜의 단열효과로 인해 이 얼음이 오래 가게 된다는 것. 반면 겨울이 되면 이 너덜 안에 있던 냉기보다 외부의 기온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따듯한 공기가 너덜의 상부를 통해 배출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새롭게 밝혀진 것이 얼음골의 얼음은 여름에 어는 것이 아니라 봄에 얼은 얼음이 여름까지 간다는 사실이다. 상식적으로는 설명되기가 힘들지만 보다 과학적으로 따지고 들면 한층 흥미로운 것이 바로 얼음골의 원리인 셈이다.
 

  • 얼음골 계곡은 항상 시원한 물이 흘러 더위를 누그러트리는 곳이다. 

이렇게 너덜 앞에서 자연의 신비를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여름 피서라면 계곡에 발을 담그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얼음골에서 흐르는 물은 30초 이상 발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시리다고 하니 잠시나마 여름의 따가운 불볕을 잊을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여름에 밀양시가 여는 얼음골 발담그기 대회에서도 30초 가까이 버티는 사람이 많지 않다니 더더욱 재미있다. 여기서 내려올 때는 가마불협곡 쪽으로 내려오면 가마솥을 걸어놓은 아궁이처럼 생긴 암가마불폭포와 숫가마불폭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청록빛에 빠져드는 시례호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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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밀양시에서는 입수를 막기 위한 구조물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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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소 아래로는 물길이 고고하게 흘러간다.

얼음골과 함께 빠지지 않는 피서지가 시례 호박소다. 얼음골이 본디 시례빙곡으로 불렸던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시례 호박소와 얼음골은 2.5km가량 떨어져 있어 함께 돌아보기 좋은 거리에 있다. 호박소라고 해서 정말 늙은 호박마냥 생긴 것은 아니다. 절구의 윗부분부터 밑바닥까지의 모양새를 일컬어 ‘확’이라고 하는데 호박은 이 ‘확’의 경상도 사투리인 것이다. 물이 짙은 청록빛처럼 느껴질 정도로 길어 절로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곳이다. 

그러나 아무리 아름다워 보이는 경치라도 호박소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1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꾸준히 바위를 깎아 먹었기에 그 수심도 5m가 넘는다. 이제까지 여러 사람들이 호박소에서 수영을 하다 크고 작은 사고를 겪었던 만큼 더욱 안전에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옛말로는 무명실 한꾸리를 다 풀어 넣어도 끝을 알 수 없었다니 아름다운 경치가 한층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아예 물놀이를 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호박소 아래에는 돌과 물이 어우러진 냇가가 폭넓게 펼쳐져 잇기 때문이다. 특히 호박소 폭포 바로 밑에는 미끄럼틀처럼 생긴 바위는 천연 슬라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사변의 신비와 경치가 어우러져 있으니 이야말로 여름철 청풍을 즐기기에 알맞은 장소인 셈이다. 하얀 바위와 옥빛 소, 그 아래에 드리워진 나무그늘에 몸을 뉘이면 여름 더위가 맥을 못 추고 떠나는 광경을 보게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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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답게 비밀스럽고도 신비로운 이곳의 아름다움을 찾으러 떠나볼까요?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6년 08월 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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